김형욱의 칼럼언어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에도 법칙이 존재합니다.

김형욱(바디투마인드) 2021. 3. 29. 17:21
김형욱의 칼럼언어

 근육이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골격근(skeletal muscle)을 의미할 것입니다. 근육은 인간 움직임에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게다가 에너지(energy)도 저장하고, 체온(body temperature)도 조절하고, 관절(joint)도 지지할 수 있으니 그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근육을 익히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 중 하나는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입니다. 이것은 각각 근육이 시작하는 지점(origin)과 끝나는 지점(insertion)이 됩니다. 모든 근육은 이렇게 두 지점 사이에 형성되어, 특정한 하나 이상의 관절을 가로지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지점들이 하나의 근육에 대해서, 각각 한 부분씩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근육을 처음 공부하려고 할 때, 복잡한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에 대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 마련입니다. 누구라도 비슷한 경험을 겪었을 겁니다. 하지만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를 쉽게 익히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바로 이 안에 법칙이 숨겨져 있다는 것부터가 출발입니다. 근육에는 어떠한 법칙이 숨어있을까요.

 


 먼저, 근육은 사람이 발견한 것이라는 사실부터 실감해야 합니다. 근육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절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대 사람들은 근육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형태로 인식했을지라도, 현재의 우리와 같이 비교적 정확한 정보로는 인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당연한 사실부터 이해하는 순간, 근육을 공부하는 방법까지 도출되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해부학(anatomy)은 인간의 내부가 궁금하여 몸을 해부하여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들이 누적되면서 근육과 이외의 다른 조직(tissue)들이 하나씩 발견된 것이며, 이것을 학문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하나씩 이름을 붙이고 종류를 나누고 역할을 구분 지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알려고 하는 근육, 몸에 대한 학문, 사람에 대한 다양한 학문들이 하나씩 탄생한 것입니다.
 여담이긴 하지만, 해부학이라는 학문의 성질은 사물을 쪼개고 쪼개고 쪼개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언어와 표현방식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문명과 과학의 발달은 이렇게 계속해서 쪼개는 방식이 발달하고 누적됨으로 인해서 성취되곤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부학은 인간의 몸을 넘어선 더 많은 영역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근육을 발견했을 때 발견한 최초의 사람들부터 근육을 잘 정리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듭했을 것입니다. 뼈에 이름을 붙이고, 근육에 이름을 붙이고, 근육이 뼈에 부착되는 지점(attachment area)에도 이름을 붙였을 겁니다. 이렇게 하나씩 이름을 지어나간다는 것이 최초에는 어떠한 의미였을까요. 강하게 예상컨대, 최초에는 그만큼 과학이 발달하지 않아, 이름을 짓기 시작하는 것부터 많은 고난이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모든 것들에 각각의 이름을 붙이기 위해 특정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가짓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만 명확히 한다면 이름을 쉽게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고 배우려고 하는 근육들의 이름은 그냥 탄생한 것이 아닙니다.

 

근육이름(muscle name) 외우지 마세요. 이름(name) 안에 있습니다.

 김형욱의 칼럼언어  근육(muscle)이 등장하게 되는 학문은 참 많습니다. 생리학(physiology), 해부학(anatomy), 신경학(neurology), 운동학(kinesiology), 의학(medicine) 등 우리가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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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포스팅을 통해서 근육의 이름이 그냥 탄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매우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과 마찬가지로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도 그렇습니다.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에 해당되는 지점의 명칭 또한 그만한 기준을 세우고, 기준에 해당되는 특징들을 최대한으로 살리면서 이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를 의미하는 명칭으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돌출부와 함몰부입니다. 하나의 구조물(structure)에 대해서 특정 지점의 면적(area) 또는 모양(form)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볼록하거나 튀어나와있다면 돌출부이며, 반대로 상대적으로 오목하거나 들어가 있다면 함몰부입니다.
 돌출부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표식(landmark)의 종류로는 돌기(process), 결절(tubercle), 조면(tuberosity), 극(spine), 과(condyle) 등이 존재합니다. 또 함몰부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표식(landmark)의 종류로는 와(fossa), 구(groove), 공(foramen), 관(canal), 강(cavity) 등이 존재합니다. 이외에도 더 많이 존재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존재할 뿐 돌출되어 있든지 함몰되어 있든지는 모두 공통적인 부분입니다.
 근육이 뼈에 부착(attachment)될 때에는 약하게 결합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무조건 강하게 결합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돌출되어 있거나 함몰되어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근육이 뼈에 부착(connection)되는 면적을 넓혀줍니다. 면적이 넓을수록 더 많은 근섬유(muscle fiber)들이 부착될 수 있으며, 주변 지점과 상이한 높낮이와 모양으로 인해 서로 다른 연부조직(soft tissue)들과 구분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에 해당되는 명칭을 익힐 때에는,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돌출 또는 함몰의 기준을 가지고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를 분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에 대해서 또 하나의 법칙이 존재합니다. 모든 근육은 시작하는 지점(origin)과 끝나는 지점(insertion)이 존재하는데, 과연 두 지점 중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것 역시 초반에 강조했던 최초의 근육 발견 이후에 학자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역시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근육은 두 점이 연결된 선입니다. 두 점 중 하나는 기시점(origin), 나머지 한 점은 정지점(insertion)입니다. 이때 기시점(origin)은 상대적으로 몸쪽, 근위부(proximal)에 해당됩니다. 반대로 정지점(insertion)은 상대적으로 먼쪽, 원위부(distal)에 해당됩니다. 절대적으로 모든 근육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뼈에 부착(attachment)된 근육이라면 90% 이상이 위와 같은 기준으로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가 구분되니, 거의 모든 근육이 그렇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이 기준을 알고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를 접근하게 되면, 근육은 이름(name)에서부터 부착점(attachment), 그리고 작용(action)까지 대단히 쉽고 빠르게 익혀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자들은 왜 몸쪽, 근위부(proximal)에 해당되는 부착지점(attachment)을 기시점(origin)으로 정립한 것일까요.
 이것은 상대적으로 먼쪽(distal)보다 몸쪽(proximal)이 고정(fixation)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움직일 때에도, 우리가 무언가를 움직일 때에도, 또는 우리가 아닌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기계장치가 움직일 때에도 고정이 되는 지점(fixation area)이 존재합니다. 물체가 이동할 때, 이동하기 이전에 축(axis)이 생성되어 이동을 이롭게 합니다. 이것을 확장시켜 표현한다면, 고정이 되는 지점은 고정(fixation area)이 잘 될수록 한편으로는 잘 움직일 수 있습니다.
 몸쪽(proximal)은 먼쪽(distal)보다 무게(weight)가 무겁습니다. 우리의 몸만 살펴보더라도 손보다는 팔(arm)이, 팔(arm)보다는 어깨(shoulder)가, 어깨(shoulder)보다는 몸통(trunk)이 더욱 무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정(fixation)이 잘 되기 위해서는 먼쪽(distal)보다 몸쪽(proximal)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근육의 부착점(attachment)에 대해서 기준점을 삼을 때, 기시점(origin)을 몸쪽, 근위부(proximal)로 삼은 것입니다. 골격(skeleton)을 가진 모든 생명체는 몸쪽일수록 질량(mass)과 부피(volume)가 증가되기 때문에, 이곳이 잘 고정되어야만 움직임이 원활하게 발생할 합니다. 움직임 축(movement axis)은 움직임 이전의 생성입니다. 그래서 기시점(origin)은 움직임이기 위한, 근육이 작동하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시점(origin)이 시작점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정지점(insertion)은 먼쪽, 원위부(distal)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몸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질량(mass)과 부피(volume)는 감소됩니다. 그래서 움직이기 가볍고 간편하고 자유롭습니다. 이것은 바로 앞전에 설명한 기시점(origin)이 잘 고정(fixation)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의 법칙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법칙이 존재합니다.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의 두 지점 중에서 정지점(insertion)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근육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머리(head)에서부터 목(neck)과 등(back)에서부터 기시(origin)하고, 어깨뼈(scapula)와 빗장뼈(clavicle)에 정지(insertion)하는 등세모근(trapezius)은 머리(head)와 척추 움직임(spinal movement)보다 어깨 움직임(shouler movement)이 더욱 우세합니다. 그래서 등세모근(trapezius)이 척추근육(spinal muscle)이 아닌, 어깨근육(shoulder muscle)으로 분류되는 것입니다. 등세모근(trapezius)을 넘어선 이외의 다른 모든 근육들이 두 장소에서 움직임을 발생한다고 했을 때, 그 움직임 경우의 수는 정지점(insertion)에서 더 잦고 빈번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법칙까지 완전히 이해하고 있을 때,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를 포함한 근육의 주된 움직임까지 쉽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정보를 하나 더 제공해드리자면, 근육은 정지점(trapezius) 위주로 특정 근육군들을 묶음 단위로 지칭합니다. 예를 들어, 어깨세모근(deltoids)은 앞(anterior), 가운데(middle), 뒤(posterior)로 각각 세 부분으로 분류되는데, 이때 기시점(origin)이 되는 지점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정지점(insertion)이 되는 지점은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이들 세 지점의 근육을 하나의 근육으로 지칭합니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넙다리네갈래근(quadriceps femoris)도 그렇습니다. 넙다리네갈래근(quadriceps femoris)은 넙다리곧은근(rectus femoris), 가쪽넓은근(vastus lateralis), 안쪽넓은근(vastus medialis), 중간넓은근(intermedius)으로 구성됩니다. 이들 기시점(origin)이 다릅니다. 특히나 넙다리곧은근(rectus femoris)만은 다른 넓은근(vastus)들과 다르게 넙다리뼈(femur)가 아닌, 골반(pelvis)에서 기시(origin)합니다. 하지만 모든 근육들이 무릎뼈(patella)로 정지(insertion)하기 때문에, 기시점(origin)이 다른 근육이 있다 할지라도 모든 근육들을 한 근육으로 지칭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근육의 묶음 단위는 기시점(origin)이 아닌 정지점(insertion)이 기준입니다.

 이렇게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에는 생각보다 많은 법칙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에서만 그럴까요. 본 포스팅은 지금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근육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기준들이 제시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그만한 법칙 또한 도출될 수 있습니다.
 운동지도자들이 근육을 공부하는 이유는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움직임은 평면이 아닌 입체적입니다. 그래서 근육을 살펴보거나 다룰 때에는 입체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움직임의 폭넓은 사고방식을 넘어선, 해부학이 시작되고 발달되었던 과정선상에서의 학자들의 고민까지 파고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을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느 누가 사람의 몸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더더욱 우리는 정립된 학문을 토대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유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몸을 위한 생각입니다.


 

 김형욱이 읽어주는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

 해부학(anatomy)은 외워야만 가능한 학문이라는 사실이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심지어 관련 학과, 관련 직업인들에게서도 그렇다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만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입식 교육의 결과일까요. 아니면, 원래 해부학(anatomy)은 정말 그렇게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학문은 그 학문의 성격과 특징만 이해한다면, 외우지 않고서도 쉽게 익혀질 수 있습니다. 마치 본 포스팅에서 근육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 하나만으로 다양한 법칙을 도출시켰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근육과 기시정지(origin & insertion)와 작용(action) 등을 외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이제는 버리셔야 합니다. 그 고정관념 자체가 제가 소개해드린 해석 방법과 법칙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들 것입니다. 계속해서 외우지 마세요. 모든 것이 절로 이해될 때, 절로 익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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