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의 칼럼언어

가동성(mobility)과 유연성(flexibility)으로 살펴보는 인간 움직임의 이해

김형욱(바디투마인드) 2021. 3. 28. 21:29
김형욱의 칼럼언어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언어가 존재한다고 할 때, 이것을 가장 적합하게 나타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는 가동성(mobility)입니다. 그렇다 보니 운동지도자들에게 있어서 가동성(mobility)은 가장 주된 관심사입니다. 가동성(mobility)이 좋으면 잘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가동성(mobility)이 좋다는 의미는 가동성(mobility)이 정상이라는 기준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결국 학문적으로 정상 정렬(normal alignment)을 좋은 자세의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개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동성(mobility)이 대체 무엇이길래 움직임을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이 되고, 이것이 좋을 때 왜 움직임이 좋아질까요.

 


 움직임의 관점에서 가동성(mobility)이란 적절한 생체역학적인 움직임(biomechanic movement)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근육이 관절에 가하는 힘, 혹은 근육에서 발생된 힘을 역학적으로 다루는 개념을 의미합니다. 운동학(kinematics) 및 운동역학과 같은 학문에서는 이것을 토크(torque)와 모멘트(moment)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결국에는 힘(force)과 움직임(movement)의 관계에 있어서 질량(mass), 길이(length), 각도(angle), 속도(speed) 등을 대입한 역학적인 학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의 각 관절마다, 그리고 각 근육마다 가동성(mobility)은 저마다 고유한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어떻게 얼마나 관절이 움직이는지에 따라서 근육이 발생할 수 있는 힘(force) 또한 다릅니다. 이렇게 풀이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지금 여기에서는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근육은 그 특정한 힘을 발생시킬 수 있지만, 잘 움직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때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더라도 인체 내에서 인체 스스로 움직임을 원활하게 통제하면서 근육이 수축(contraction)할 수 있다면, 이것은 적절한 생체역학적인 움직임(biomechanic movemen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가동성(mobility)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가동성(mobility)이란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지속적으로 발휘하면서, 스스로 움직임을 조절(control)하면서 수축(contraction)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러니 좋은 가동성(mobility)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움직임이 효율적으로 발생되기 때문에 신체에 부담이 덜 가고 근육이 발휘할 수 있는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항상 가동성(mobility)과 함께 논의되는 능력이 존재합니다. 바로 유연성(flexibility)입니다.
 가동성(mobility)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스스로 관절을 움직이는 능력인 반면에, 유연성(flexibility)은 근육이 늘어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 둘의 차이를 고려했을 때, 가동성(mobility)이 유연성(flexibility)의 개념을 이미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절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미 근육의 길이 변화가 잘 발생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연성(flexibility)은 단순히 근육의 신장 능력(lengthening ability)입니다. 스트레칭(stretching)을 잘 할 수 있고, 특정 근육이 잘 늘어난다고 했을 때에만, 유연성(flexibility)이 좋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가동성(mobility)이 좋다는 의미와는 별개의 표현입니다.
 물론 가동성(mobility)이 좋기 위해서는 유연성(flexibility)도 한몫해야 합니다. 특정 움직임 시에 근육이 잘 신장(lengthening)되어야, 즉 이것은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과 상반된 길항작용을 하는 길항근(antagonist)이 적절히 신장(lengthening)되어야, 관절이 원활하게 잘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유연성(flexibility)이 좋지 못한다면, 가동성(mobility)도 좋지 못할 것입니다. 모든 움직임은 주동근(agonist), 협력근(synergist), 길항근(antagonist)의 상호 움직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는 가장 주된 활동근은 길항근(antagonist)입니다. 주동근(agonist)이 적절히 단축성 수축(cencontric contraction)이 발휘되는 만큼, 길항근(antagonist)이 그에 맞게 적절히 신장성 수축(eccentric contraction)이 발휘되지 않는다면, 주동근(agonist)은 관절 끝 범위(end range)까지 수축력(contraction force)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경우는 길항근(antagonist)의 단축(shortening), 긴장(tightness), 뻣뻣(stiffness), 경직(rigidity) 등으로 유발될 수 있습니다.
 반면, 유연성(flexibility)이 너무 과도하게 발휘될 수도 있습니다. 근육이 지나치게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근육은 최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정 시 길이(resting size)가 존재하며, 역학적으로 모든 범위에 걸쳐 동일한 힘을 낼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근육이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근육에서 발생될 수 있는 힘의 크기 또한 안정 시 길이(resting size)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될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히 가동성(mobility)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근육은 많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muscle fiber)는 손상(injury)됩니다. 탄력성(elasticity)을 가지고 있는 고무줄을 떠올리면 이해가 더욱 쉽습니다. 고무줄은 어느 정도 신장(lengthening)을 허용하지만, 더 이상의 신장(lengthening)을 허용할 수 없는 구간에서는 결국 끊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근섬유(muscle fiber)는 한 번 끊어지더라도 재생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손상(injury)이 반복되거나 누적됐을 때, 손상된 지점(injury area)은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오히려 손상력을 방어하기 위해 위축(atrophy)됩니다. 이쯤 되면, 손상 지점(injury area)의 근섬(muscle fiber)유는 더 이상 신장(lengthening)을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 이렇게 신장(lengthening)이 불가능해지더라도 이러한 반응은 손상된 지점(injury area)에서만 국소적으로 발생되기 때문에, 인접한 지점에서 더 많은 신장(lengthening)을 허용할 것입니다. 이것은 과도한 유연성(flexibility)이 발생됐을 때 서술했던 증상들이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가동성(mobility)과 함께 논의되는 유연성(flexibility)에 대해서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관절(joint)을 움직일 수 있는 가동성(mobility) 안에는 근육이 늘어날 수 있는 유연성(flexibility)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유연성(flexibility)은 가동성(mobility)의 제한이 되지 않을 정도로만 능력이 갖춰지면 됩니다. 유연성(flexibility)이 너무 낮아도, 혹은 너무 높아도 가동성(mobility)은 제한되기 쉽습니다.
 유연성(flexibility)을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안정 시 길이(resting size)로 회귀시키면 됩니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단편적으로는 근육길이검사(MLT), 또는 도수근육검사(MMT)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두 종류의 검사를 통해 개별적인 근육 길이(muscle length)와 근육의 근력(strengthening) 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근육에 발생된 기능부전(dysfunction)과 이상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질적인 회복 전략으로는 유연화(flexibilization), 스트레칭(stretching), 고립수축(isolation contraction), 짝힘(couple force), 상호억제(reciprocal inhibition) 등을 이용하는 것이 대중적입니다. 하지만 첫 단계에서는 이완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불편함이 덜합니다. 따라서 유연성(flexibility)의 정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선행된 검사를 수행한 뒤에는, 우선적으로 다양한 이완기법을 이용하여 근섬유(muscle fiber)를 구조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유연성(flexibility)에 대해서 한참을 서술했지만, 이제 다시 가동성(mobility)입니다.
 가동성(mobility)은 유연성(flexibility)을 포함한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에, 근육의 수축력(contraction force)도 이미 내재된 개념입니다. 따라서 근육이 정상적인 근력(normal strengthening)을 가지고 있어야만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근육이 정상적인 근력(normal strengthening)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기준 중 절대적인 기준 하나는 유연성(flexibility) 요소에서도 살펴봤던 안정 시 길이입니다. 안정 시 길이(resting size)란, 근섬유(muscle fiber) 내의 근절(sarcomere)에 형성된 액틴(actin) 및 미오신(myosin) 수축 단백질(contraction protein)이 최적으로 합일되어있는 길이 상태입니다. 수축(contraction)의 강도(intensity)는 두 수축 단백질(contraction protein)의 결합 정도와 비례하기 때문에, 안정 시 길이(resting size)란 해당 근육이 최대한으로 근력(strengthening)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를 의미합니다.
 또한 관절이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근육의 탄성에너지(elastic energy)가 효율적으로 발생되어야 합니다. 근육은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 특성상 탄력성(elasticity)이라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탄성에너지(elastic energy)는 근육에 저장된 힘으로, 길이 변화 시 원래의 길이로 돌아가려는 힘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탄력성(elasticity)이 좋을수록, 즉 탄성에너지(elastic energy)가 좋을수록 근육에는 내재된 힘이 더욱 풍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힘을 십분 활용하여 관절 움직임(joint movement)에도 사용됩니다.
 또한 운동단위(motor unit)가 잘 작동해야 합니다. 우리 인체는 부위에 따른 근육마다 구성된 운동단위(motor unit) 분포가 다릅니다. 운동단위(motor unit)는 하나의 신경(nerve)이 지배(innervation)하고 있는 근섬유(muscle fiber)의 묶음 단위로, 운동단위(motor unit)가 발달될수록 더 많은 근섬유(muscle fiber)가 조절될 수 있기 때문에, 근육의 횡단면적(cross sectional area) 정도와 별개로 더 큰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운동단위(motor unit)는 신경근 조절(neuromuscular control)이기 때문에, 움직임 시에 근력(strengthening)뿐만 아닌 움직임 시에 발생되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미세한 움직임까지 조절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동단위(motor unit) 또한 특이성 운동을 통해 발달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연부조직(soft tissue) 간의 활주능력(서로 다른 조직끼리 타고 들어가거나 미끄러질 수 있는 능력), 관절 간 역학(관절 구조에 따른 토크, 모멘트 관계) 등이 가동성(mobility)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앞서 제시한 요소들이 제한된다면, 그 모든 것이 가동성(mobility) 제한입니다.
 관절마다 구조 특성상 가동성(mobility)이 다르기도 하지만, 유연성(flexibility) 제한도, 안정 시 길이(resting size)에서 멀어짐도, 탄력성(elasticity) 저하도, 운동단위(motor unit) 저하도, 연부조직(soft tissue) 활주능력(sliding ability) 부족 및 관절 간 역학(arthropics)의 비정상적인 역할 등 모두가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가동성(mobility)이 제한될 때, 단순히 하나의 요소로만 살펴봐서는 안 됩니다. 보편적으로 많은 운동지도자들은 가동성(mobility) 결함에 대해서 근육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근육이 가동성(mobility)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근육 이외에도 이렇게나 다양한 요소들이 가동성(mobility)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자주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근육은 우리가 고려해야 할 가장 하위 계층 중 하나입니다. 이보다 더 상위 계층은 근막(fascia)을 포함한 연부조직(soft tissue), 신경근 조절(neuromuscular control), 척수신경 활주(spinal nerve sliding), 감각 대칭(sensery balance) 정보성입니다. 더 높은 상위 계층의 회복은 아래에 놓인 하위 계층의 회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가동성(mobility) 회복을 위해서 일률적으로 근육에 대해서만 사로잡혀있다면, 가동성(mobility)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너무나 쉽게 알고 있듯이, 가동성(mobility)의 결함은 인접 관절에서의 가동성(mobility) 보상이 초래됩니다. 이것은 과가동성(hypermobility)이며, 과가동성(hypermobility)은 불안정성(instability)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불안정성(instability)이 너무 커진다면, 불안정된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해서 긴장이 형성될 것입니다. 근육이 무의식적인 수축(contraction)을 발현하고 있어야 불안정(instability)한 관절을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붙잡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동성(mobility) 결함 관절을 찾아내어, 해당 관절에서의 가동성(mobility)을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애초에 과가동성(hypermobility)과 불안정성(instability)이 유발된 지점은 특정 관절의 가동성(mobility) 결함이 원인이었기 때문에, 원인이 해결되면 결과 또한 해결됩니다.
 정통적인 접근으로는 불안정한 관절(instability joint)을 안정적으로 강화(strengthening)시키기 위해 강화 운동(strengthening training)이 수행되곤 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원인은 해결하지 않은 채, 결과론적인 입장에서 방어 대책만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효과는 다르겠지만, 이러한 방법도 효과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가동성(hypormobility)이 형성된 관절을 선행적으로 해결한 뒤에 과가동성(hypermobility)이 형성된 관절을 바라보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동성(mobility)이 제한되었다면, 결국에는 움직여야 합니다. 다만, 그곳이 움직이고 싶게끔 만들어줘야 자기 스스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비정상적인 역치 수준에 다다르면, 무언가는 필요 이상 낮아지고, 또 무언가는 필요 이상 높아집니다. 마치 건강이나 병이 악화되면 열이 과도하게 오르거나 내려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체 스스로 의도성을 떠나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현상태를 탈피하기 위한 하나의 대책입니다. 가동성(mobility) 제한도 그렇습니다. 지금 그 관절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몸이 더 이상 손상되거나 아프지 않게 지금의 상태를 탈피하기 위한 대책입니다. 그러니 그곳이 움직이려면, 그곳 스스로 움직이고 싶게끔 만들어줘야 자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움직이고 싶다면, 움직이게끔 말입니다.


 

 김형욱이 읽어주는 '가동성(mobility)'과 '유연성(flexibility)'

 가동성(mobility)은 움직임과 가장 밀접한 단어이기 때문에, 가동성(mobility)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움직임 전체를, 인간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많은 운동전문가들이 움직임에 대해서 학습하고 지도하고 연구를 하지만, 우리가 움직임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쩌면 신의 영역과 같을 겁니다. 모든 질병과 증후군이 극복되더라도, 세상에는 또 다른 증상들이 계속해서 발생될 것입니다. 가동성(mobility)도 마찬가지입니다. 움직임은 인간의 모든 영역에 걸쳐 영향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문화, 생활양식, 습관 등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지금 그 사람의 움직임을 통해서 가장 많은 힌트와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가동성(mobility)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움직임을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고가 필요합니다. 움직임의 요소는 가동성(mobility)의 요소와도 같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다양한 가동성(mobility) 요소들을 언급했던 사실들을 토대로, 획일화된 방법이 아닌 입체적이고 다계층적인 부분들을 살펴본다면 '움직임 눈'이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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