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의 칼럼언어

베개(pillow) 없이 가능한 인체의 능력에 대해서

김형욱(바디투마인드) 2021. 3. 23. 12:18
김형욱의 칼럼언어

 베개(pillow)는 생활용품 중 아주 중요한 필수용품으로 자리 잡혔습니다. 효율적인 수면(sleep)의 질과 자세 교정(posture correction), 안정감 등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베개(pillow)를 찾습니다. 내 몸에 맞는 맞춤정장처럼, 요즘은 내 몸에 맞는 맞춤 베개(pillow)까지 등장하는 실상입니다. 다양한 언론에서도, 그리고 여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좋은 베개(pillow)를 권장하고, 이것을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고 있으니, 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내 몸에 맞는 좋은 베개(pillow)란 존재하는 것일까요. 만약 그것이 존재한다면, 그 베개(pillow)에 따른 내 몸에서 나타나는 효과는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또 만약, 그런 베개(pillow) 없이 생활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본 포스팅의 제목은 제가 조금의 망설임 없이 정했습니다. '베개(pillow) 없이 가능한 인체의 능력'입니다. 저는 강조한 제목과 더불어, 당신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식과 같은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닌 거짓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베개(pillow)가 필요 없습니다.

 



 베개(pillow)는 사전적으로, 잠을 자거나 누울 때에 머리(head)를 괴는 물건입니다. 이것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잠을 자거나 누울 때, 신체 부위 중 머리(head)에만 유독 괴는 물건을 두게 될까요. 신체 부위는 등(back)도, 엉덩이(hip)도, 팔(arm)도, 다리(leg) 등도 있는데 하필 머리(head)인 것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베개(pillow)의 역사를 살펴봐야 합니다. 역사를 담고 있는 벽화, 고서, 문화재 등을 살펴봤을 때, 인류는 처음부터 베개(pillow)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인류학자들은 베개(pillow)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 그 정확한 시기를 추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처음부터 베개(pillow)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일부 문물이 발달하면서부터 인류에는 베개(pillow)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의 베개(pillow)는 자연에서 얻은 베개(pillow)였습니다. 가령, 나무나 돌 따위 같은 자연의 산물이었죠. 하지만 이런 베개(pillow)는, 지금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베개(pillow)라고 여기진 않을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베개(pillow)란 푹신하고 부드러운 생활용품으로 관념화되었으니까요.

 베개(pillow)를 사용하지 않던 인류가 최초의 베개(pillow)를 사용했던 문화적인 배경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그것은 얼굴(face)을 보호(protection)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얼굴(face)은 신체 어느 부위보다 중요한 감각(sense)들을 감지(perception)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내부(internal)로 이어지는 구멍(hole)이 많기 때문에 외부(external)의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부위들과는 다르게 바닥으로부터 얼굴(face)을 보호(protection)하기 위해 베개(pillow)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단순히 편안하기 위해 베개(pillow)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핵심입니다. 고대의 인류는 편안함이라는 감정의 추구보다는 생존 위협에 대한 안전(safety)과 보호(protection)가 그들이 살아감에 있어 가장 큰 관심사였을 겁니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베개(pillow)의 사용에 대한 문화적인 배경을 설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대에는 베개(pillow)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많은 학자들과 업체들이 목(neck)을 포함한 척추(spine) 전체의 건강과 질병 예방을 위해, 수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베개(pillow)와 같은 생활용품을 만들고 만들어가고 있는데, 실제 우리의 생활은 어떤가요. 이러한 현실과는 다르게, 척추질환(spinal disease)을 포함한 근골격계통 질환(muscular skeletal disease) 발병률은 갈수록 증가되고 있습니다. 모든 계통 질환 중에서 그 증가 속도는 가장 큽니다.

 이 시대의 베개(pillow)의 종류는 무한할 정도로 아주 다양합니다. 크기며, 모양이며, 재질이며, 디자인이며 어느 하나 손색이 없을 정도로 겉으로 봤을 때에는 부족한 부분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베개(pillow)들조차 우리에게 건강을 가져다주는 못합니다. 본 포스팅처럼, 우리 인체는 이미 베개(pillow) 없이 가능한 능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베개(pillow)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려보자면, 머리(head)와 목(neck)을지지(supporting)하기 위함이라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둡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머리(head)와 목(neck)에서는 모든 해부학적 방향으로 주행하는 근육(muscle)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각각의 방향(direction)에서 모든 축(axis)에서의 관절(joint)을 지지(supporting)시킬 수 있는 힘(force)을 가지고 있으며, 필요시 또는 특정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모멘트(moment)를 발생시키기도 하며, 부정적으로 생각될지도 모르는 근육(muscle) 간의 보상작용(compensation)으로도지지(supporting) 능력은 발휘됩니다. 목뼈(cervical)가 전만(lordosis)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바로 눕는다고 하더라도,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만(lordosis)과 안전한 자세(safe positing)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관절(joint)에 형성된 근육(muscle)뿐만 아닌, 다른 연부조직(soft tissue)들도 수동장력(passive tension)을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에, 머리(head)와 목(neck)은 특별한 보조적인 장비나 도구 없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개(pillow)와 같은 생활용품으로 머리(head)와 목(neck)을 지속적으로 보호(protection)하고지지(supporting)하려고 한다면, 인체에서는 스스로 발휘해야 될 능력을 점점 더 상실해갑니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긴장도(tension)는 신체의 신경근적(neuromuscular) 변화와 발달을 부추기지만, 반대의 상황에서는 그럴 필요 없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했을 때, 우리 인체는 이미 베개(pillow) 없이 삶을 가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개(pillow)는 또한 자세적인 변형(position modify)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머리(head)가 앞으로(anterior) 나가 있는 자세적인 변화(position change)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비롯됨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장기간 업무를 볼 때, 보고자 하는 대상 앞으로(anterior) 머리(head)가 앞으로 나가게 되는 자세(forward position)입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장기적인 자세의 구축(contracture)은 만성적으로 자세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베개(pillow) 또한 그 높낮이 여부에 따라서 머리(head)와 목(neck)의 자세 변형(position modify)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베개(pillow)를 바로 누운 자세(supine positin)에서 사용한다고 했을 때, 베개(pillow)의 높이(height)가 높을수록 머리(head)는 바닥에 평평하게 눕혀져 있는 신체의 다른 부위들보다 높은 위치에 존재합니다. 물론 척추(spine)가 기립된 상태에서와 다르게, 상대적으로 머리(head)와 목(neck)의 힘(force)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지만, 하루의 1/3 가량을 잠을 자는 시간으로 고려했을 때,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베개(pillow)는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듭니다. 좋은 숙면과 숙면 자세를 위해서, 좋은 베개(pillow)와 좋은 이불 등을 권장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좋은 숙면 자세(sleep position) 또한 요구하곤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좋은 자세들을 기능적으로 분석해볼 수는 있지만, 이러한 분석은 오히려 유의하지 못합니다. 잠을 자는 데에 있어 우리의 인체 움직임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체는 신경학적으로 무의식중에서도 감각을 수용하고 반응합니다. 가령 잠을 자다, 불편한 느낌이 들거나 신체 조직(tissue)에 무리가 간다는 정보가 들어왔을 때, 반사적으로 이를 보호(protection)할 수 있는 움직임으로 반응(reaction)하게 됩니다. 하지만 특정한 베개(pillow)와 이불, 자세(position) 등과 같은 것들은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한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니 몸은 지속적으로 특정한 한 자세로 고정되기 쉽고, 그만큼 신경학적인 반사 능력(reflex ability)과 순환 능력(circulation ability)은 감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베개(pillow)를 인류의 고질적인 근골격계 질환(muscular skeletal disease)의 강력한 원인 인자로 생각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베개(pillow)가 없이도 잠을 잘 잡니다. 아직 문명이 우리와 같이 발달하지 않은 원시 민족의 생활을 보더라도 베개(pillow)가 없이도 그들은 잠을 잘 잡니다. 게다가 우리와 비슷한 신체구조(body structure)를 가지고 있는 영장류 또한 베개(pillow)가 없이도 잠을 잘 잡니다.
 최초의 베개(pillow)는 인류에게 있어 선택이 아닌, 생존의 일환으로 필수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안전한 생활을 이미 하고 있는 우리들에겐 선택도, 필수도 아닙니다. 베개(pillow)는 궁극적으로 인체가 스스로 몸을 감지(perception)하고 보호(protection)하고 반응(reaction)하기 위한 모든 능력들을 저해시키는 주범입니다.
 물론 베개(pillow)가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한 경우는 존재합니다. 목(neck)이나 머리(head)에 손상(injury)을 당했거나, 특별한 질환(disease)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충분히 개선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건강과 정상으로 가기 위한 목적이 될 뿐, 베개(pillow) 그 자체의 의미는 없습니다.

 베개(pillow)를 사용하고 있다면, 그리고 베개(pillow)에 관한 고정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저의 이야기가 상당히 혼란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몸을 사유하고 있는 저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고 있는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생활양식들이, 한편으로는 우리의 건강을 지키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글을 통해서 베개(pillow)를 당장 치우려고 한다면, 그리 급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베개(pillow) 없이 가능한 우리 인체지만, 오랫동안 베개(pillow)에 적응된 몸은 수면(sleep)에 있어 그 능력을 스스로 발휘하지 못합니다. 올바르게 작동하고 원래 가진 능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이 충분히 베개(pillow)와 멀어질 수 있도록 적응 환경을 부여해야 합니다. 베개(pillow)의 크기를 줄이거나, 빈도를 줄이거나, 부드러운 베개(pillow)에서 딱딱한 베개(pillow)로 가는 것 등이 좋은 적응 방법일 될 것입니다.


 

김형욱이 읽어주는 '베개(pillow) 없이 가능한 인체의 능력에 대해서'

 이런 글을 쓴 저는 어떤지 궁금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베개(pillow)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베개(pillow)가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잠을 자기 전에 사용합니다. 게다가 잠을 자는 자세도 남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저는 엎드려서 잠을 자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동안 잠을 자면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더 강한 신체 안정화(stabilization)와 척추 자세(spinal position)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적당한 불안정성(instability)이 부여되는 상황에 오랫동안 몸이 적응해왔고, 그에 따라 몸이 반사적으로 반응(reflex reaction)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전체 인생의 1/3을 잠을 자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과연 베개(pillow)가 인체에 대해서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되는지, 그리고 반대로 인체가 베개(pillow)의 유무에 따라 어떻게 적응해나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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