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의 칼럼언어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의 원어(original language)는 영어인가? 용어로 보는 이야기

김형욱(바디투마인드) 2021. 3. 20. 03:08
김형욱의 칼럼언어

 해부학(anatomy) 책만 펴보더라도 무수히 많은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수많은 용어들은 특정한 개념들을 지칭하고 있으며, 용어들 중에서는 그 의미를 서로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용어들이 생소한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해부학(anatomy)이 처음일수록 난해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들은 기본적인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입니다.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는 마치 영어처럼 보이지만, 실은 엄밀히 따지면 영어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영어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영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친숙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영어가 아닌 보거나 듣지 못했던 이외의 다른 문자라면, 친숙함의 감정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영어처럼 보이지만, 영어권과 비슷한 문화권의 나라들의 문자라고나 할까요. 아마 이런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해부학(anatomy)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배우게 되는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는 크게 '원어(original language), 한글어(신용어), 한자어(구용어)' 이렇게 세 종류가 됩니다. 여기에서 원어(original language)는 서두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마치 영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대 그리스어(Classical Greek)와 라틴어(Latin)입니다. 그러니 영어와는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학문적으로 전문 용어를 명명(naming)하는 경우에는 이렇게 원어(original language)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에 사용하는 언어는, 지금 시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언어를 빌려 사용합니다. 그것이 고대 그리스어(Classical Greek)와 라틴어(Latin)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언어들은 근대에 들어서부터 사용하는 국가가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아무리 흐르더라도 언어의 의미와 성격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전의 세대에서부터 우리들을 지나 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간 선상의 사람들이 같은 의미의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언어들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단순한 사소한 작은 하나의 사실에서도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결국 고대의 언어를 빌려 사용함으로 인해서, 지금 우리들과 후대의 사람들까지도 끊임없이 동일한 의미를 전달하려 했던 옛사람들의 지혜를 말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지혜를 생각했을 때, 우리는 우리에게 남겨진 학문과 학문을 표현하고 있는 모든 언어들이 반갑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처음 학문을 정립하고, 새로운 이론을 소개하고, 새롭게 발견된 대상을 구분 짓고 명명(naming)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고민과 인내가 필요하게 될까요. 그러니 당연히 반갑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옛사람들이 힘겹게 생각하며 정리한 지식들을 온전히 동일한 의미로 전달받고 있으니까요.
 아주 간단한 것에서부터 복잡한 것까지. 그들의 손이 닿지 않은 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문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이 새로우면서도 수많은 시간이 더해진 역사에, 그것들을 천천히 곱씹어 보기도 합니다. 학문에 등장하는 것들을 통해서 학문의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마찬가지로 해부학(anatomy) 이외의 다른 모든 학문에서도 전문 용어의 원어(original language)는 앞서 밝혔던 내용과 같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시작에서부터 모든 학문은 이미 서로를 공유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용어에서도 그렇지만, 실제로 모든 학문은 하나로 통합니다. 결국은 모두 다 우리 인간을 위해 배워가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별과 생물을 관찰했고, 인간의 입장에서 인체의 몸과 자연현상을 관찰했습니다. 다른 어떠한 것도 우리의 입장이 배제된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해부학(anatomy)을 배우는 이유는 내 몸을 이해하기 위함이고, 천문학을 배우는 이유 또한 내가 살아가는 현상계를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학문이 됩니다. 이러한 성격적인 측면에서 모든 학문은 하나로 통합니다.
 특정한 학문에 정통할수록 다른 학문에 다다릅니다. 이것은 이미 밝혔던 것처럼 애초의 용어에서부터, 그리고 그 성격에서부터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하나를 배울수록 하나 이상에 다다르고, 그것에 다다를수록 새로운 또 하나 이상에 다다르게 됩니다.

 몸을 알아가면서 깨달은 사실이 이것입니다. 해부학(anatomy)을 알려고 했지만, 해부학(anatomy)은 몸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작은 수단일 뿐입니다. 오히려 알면 알수록 해부학(anatomy)이라는 학문이, 몸을 표현하기에 얼마나 작은 수단에 불과했는지 여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해부학(anatomy)에 등장하는 수많은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몸과 몸을 지칭하는 대상의 용어들이 존재하기 전부터, 우리의 몸은 존재해왔습니다. 그러니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들이, 몸을 표현하기에 얼마나 작은 수단에 불과했는지 여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용어를 통해서 한편으로는 옛사람들의 지혜와 용어에 담긴 역사를 간접적으로 배우고 체험할 수 있지만, 역시 이것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적으로는 절대적으로 데려다주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를 통해서, 언어가 나타내는 의미를 뛰어넘어야만 합니다.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가 나타내는 의미와 유래는 훈련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점으로 시작되었던, 나와 나를 비롯한 모든 것들의 관심에서 나옵니다.


 

 김형욱이 읽어주는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로 보는 이야기'

 우리 각자의 이름은 우리를 대변해주는 언어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곧 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표현하는 가장 최소한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름이 덧붙여진 존재로, 특정한 대상이 되기 위해 살아갑니다. 애초에 나의 목적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표현되는 방식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변화무쌍하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언어가 가진 힘일 것입니다.
 하지만 본질은 이미 그 자체입니다. 몸을 알아가기 위해 해부학(anatomy)을 공부하는 데에도 다르지 않습니다. 해부학 용어(anatomical term)를 통해서 써 내려간 이야기지만, 이것은 결국 우리의 몸을 본질적으로 조금이라도 알아가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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