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의 칼럼언어
근육(muscle)이 등장하게 되는 학문은 참 많습니다. 생리학(physiology), 해부학(anatomy), 신경학(neurology), 운동학(kinesiology), 의학(medicine) 등 우리가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학문에서까지 근육(muscle)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근육(muscle)이 등장하게 되는 다양한 학문들의 공통점은, 우리 인체(human body)에 대한 학문이라는 사실입니다. 근육(muscle) 자체가 인체(human body)의 주요 조직성분(tissue)이기 때문에, 인체(human body)의 이야기를 다룰 때에는 반드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인체(human body)에는 650여 가지의 근육(muscle)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400여 가지의 골격근(skeletal muscle)이 포함됩니다. 수백 개에 달하는 근육(muscle)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이름처럼, 각기 다른 근육(muscle)들은 저마다 다른 기능(function)과 작용(action)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근육(muscle)을 공부할 때에는, 근육이름(muscle name)을 외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름을 외운 뒤에, 부착점(attachment)과 작용(action) 및 기능(function) 등을 외우는 것이, 일반적인 공부방법으로 오랫동안 자리 잡혀 있습니다. 사람들이 근육(muscle)을 공부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마치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과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근육(muscle)을 익히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실정입니다.
하지만 근육(muscle)을 공부할 때에는, 근육이름(muscle name)을 외우려고만 해서는 안됩니다. 이미 이와 같은 경험들을 숱하게 하신 분들은 크게 공감하실 겁니다. 근육이름(muscle name)을 외우는 식의 공부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이죠.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안에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정보들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정보들을 통해서, 해당 근육(muscle) 고유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근육이름(muscle name)을 애써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각기 다른 수많은 근육(muscle)들이, 저마다 특정 이름을 가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근육명(muscle name)이 영어든, 한글이든, 한자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근육(muscle) 그 자체의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에는, 외울 필요는 없어지게 됩니다.
그럼 근육이름(muscle name)에는 어떠한 정보들이 내재되어 있을까요?
근육이름(muscle name)에 대한 명명에 대해서는, 총 일곱 가지의 이유가 존재합니다. 아래에 하나하나 나열해드립니다. (순차적으로 나열되는 근육명은 영어명, 한글명, 한자명 순입니다.)
첫 번째, 근육(muscle)의 '작용(action)'입니다.
어떤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작용(action)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영어명인 'levator scapulae'는 scapula(견갑골)를 levator(들어 올리다)시키는 근육(muscle)입니다. 한글명인 '어깨올림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깨뼈(scapula)를 들어 올리게 되는 근육(muscle)입니다. 한자명인 '견갑거근(肩胛擧筋)'에서도 肩胛(견갑골)을 擧(들다)시키는 筋(근육)입니다. 이렇게 견갑거근은 견갑골(scapula)을 상승(elevation)시키게 되는 근육(muscle)이라는 것을 영어명, 한글명, 한자명 모두에서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작용(action)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근육(muscle)의 위치(location)까지 덩달아 알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견갑골(scapula)을 상승(elevation)시키려면, 해당 근육(muscle)은 견갑골(scapula)의 아래쪽(inferior)이 아닌, 위쪽(superior)에 위치(location)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견갑골(scapula)을 상승(elevation)시킬 수 있는 작용(action)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levator scapulae·어깨올림근·견갑거근'이라는 근육(muscle)은 작용(action)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두 번째, 근육(muscle)의 '위치(location)'입니다.
어떤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위치(location)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갈비뼈(costal) 사이사이의 근육(muscle)들이 그렇습니다. 이곳에 위치(location)하게 되는 근육(muscle)들은 이름 자체에서 갈비뼈(costal) 사이사이에 형성되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영어명인 'intercostals'는 inter(사이)와 costals(갈비뼈)의 단어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한글명인 '갈비사이근'에서도, 한자명인 '늑간근(肋間筋)'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동일하게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갈비뼈(costal) 사이사이에는 세 가지 층의 근육(muscle)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세 가지 층을 이루는 세 종류의 근육(muscle)들 또한, 이름을 통해서 상대적인 얕은 층(superficial)과 깊은 층(deep)의 위치(location)를 단번에 알아낼 수 있습니다. 각각의 근육(muscle)들은 'external intercostals·바깥사이갈비근·외늑간근', internal intercostals·속갈비사이근·내늑간근', 'innermost intercostals·맨속갈비사이근·최내늑간근'의 이름을 가집니다.
이렇게 해서, 갈비뼈에 위치한 세 가지 층의 'intercostals·갈비사이근·늑간근'이라는 근육(muscle)은 위치(location)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 번째, 근육(muscle)의 '모양(shape)'입니다.
어떤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모양(shape)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trapezius'가 그렇습니다. trapezius는 작은 탁자 모양(shape) 또는 사다리꼴 모양(shape)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동일한 근육(muscle)의 한글명에서도 '등세모근'이라는 이름을 가집니다. 사다리꼴 모양(shape)의 근육(trapezius)을 반만 보면, 마치 삼각형의 모양(shape)과 같습니다. 여기에 등(back)에 위치(location)하기 때문에, 등세모근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습니다. (따라서, 등세모근은 이름에서 위치(location)의 의미도 함께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동일한 근육의 한자명인 '승모근'은 僧(중)帽(두건)의 한자를 가지기 때문에, 비슷한 의미를 가집니다. 옛 승려의 모자는, 마치 사다리꼴 모양(shape)과 흡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trapezius·등세모근·승모근'이라는 근육(muscle)은 모양(shape)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네 번째, 근육(muscle)의 '크기(size)'입니다.
어떤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크기(size)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엉덩이근육(hip muscle)들이 그렇습니다. 인체 내에서 엉덩이근육(hip muscle)으로 명명된 근육(muscle)은 세 가지입니다. 바로 'gluteus·볼기근·둔근'입니다. 이렇게 세 가지의 엉덩이근육(hip muscle)은 'maximus·큰·대(大)', 'medius·중간·중(中)', 'minimus·작은·소(小)'의 단어가 더해져, 각각의 근육(muscle)들을 상대적인 크기(size)에 따라, 달리 명명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gluteus maximus·큰볼기근·대둔근', 'gluteus medius·중간볼기근·중둔근', 'gluteus minimus·작은볼기근·소둔근'의 이름을 가집니다. 크기(size)에 따라서 분류된 세 가지의 근육(muscle)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크기(size)가 큰 근육(muscle)일수록 표층부(superficial)에, 반대로 크기가 작은 근육(muscle)일수록 심층부(deep)에 있을 것이란 사실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근육(muscle)은 대근육(global muscle) 및 외재근(extrinsic muscle) 혹은 소근육(local muscle) 및 내재근(intrinsic muscle)의 성격을 공유합니다.)
이렇게 해서, 세 가지의 'gluteus·볼기근·둔근'이라는 근육(muscle)은 크기(size)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근육(muscle)의 '근섬유의 방향(direction of fiber)'입니다.
어떤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근섬유의 방향(direction of fiber)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복부근육(abdominal muscle)들이 그렇습니다. 인체(human body) 내의 대표적인 복부근육(abdominal muscle)들은 네 가지가 됩니다. 하지만 복부(abdominal)에 형성된 네 가지의 근육(muscle)들은 모두, 서로 다른 근섬유의 방향(direction of fiber)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선 형태의 복부근육(abdominal muscle)은 'rectus abdominis·배곧은근·복직근', 사선 형태의 복부근육은 'oblique abdominis·배빗근·복사근'(사선 형태의 복부근육(abdominal muscle)은 두 개의 근육(muscle)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두 근육(muscle)은 서로 다른 사선 형태를 지닙니다.), 가로 형태의 복부근육(abdominal muscle)은 'transversus abdominis·배가로근·복횡근'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습니다. 동일한 근육(muscle) 내에서 영어명, 한글명, 한자명 모두 동일한 뜻을 가집니다. (또한, 해당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abdominis·배·복(腹)'을 통해, 복부(abdominal)에 형성된 근육(muscle)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근섬유의 방향(direction of fiber)뿐만 아닌, 위치(location)의 의미도 나타냅니다.)
이렇게 해서, 복부(abdominal)에 위치한 'abdominis·배근·복근'이라는 근육(muscle)은 근섬유의 방향(direction of fiber)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여섯 번째, 근육(muscle)의 '부착(attachment)'입니다.
어떤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부착(attachment)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sternocleidomastoid'가 그렇습니다. 영어명의 의미는 sterno(복장뼈)와 cleido(빗장뼈)에서 기시(origin)하여, mastoid(꼭지돌기)에 정지(insertion)하는 근육(muscle)입니다. 한자명인 '흉쇄유돌근(胸鎖乳突筋)' 또한, 胸(흉골) 및 鎖(쇄골)에서 기시(origin)하여, 乳突(유양돌기)에 정지(insertion)하는 筋(근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명 및 한자명과는 다르게 한글명은 '목빗근'으로써, 목(neck)에 위치한 비스듬한 근육(muscl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목빗근이라는 이름을 통해서, 해당 근육(muscle)의 위치(location)와 모양(shape)의 의미를 나타냅니다.)
이렇게 해서, 특정 근육(muscle)들은 실제로 어느 골격(skeleton)에 기시(origin) 및 정지(insertion)하는지에 대한, 근육(muscle)의 부착(attachment)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착(attachment)에 대한 정보를 통해서, 해당 근육(muscle)의 작용(action)까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근육(muscle)은 해당 부착(attachment) 부위의 기시(origin)및 정지점(insertion)만 안다면, 발생 가능한 모든 작용(action)들이 곧바로 그려지게 됩니다.)
일곱 번째, 근육(muscle)의 '부착의 수(number of attachment)'입니다.
어떤 근육(muscle)들은, 근육이름(muscle name) 그 자체에서 부착의 수(number of attachment)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들 들어, 'quadriceps femoris'가 그렇습니다. 이 근육(muscle)은 femoris(넙다리)에 형성된, quadri(네 개)의 ceps(머리)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해당 근육들은 대퇴직근(rectus femoris), 외측광근(vastus lateralis), 내측광근(vastus medialis), 중간광근(vastus intermedius)으로써, 대퇴골(femur)에 네 개의 근육(muscle)들이 무리 지어 부착(attechment)되어 있습니다.) 한글명으로 살펴봤을 때에도 '넙다리네갈래근'이라는 이름을 가지며, 한자명에서도 '대퇴사두근(大腿四頭筋)'이라는 이름으로, 大腿(대퇴골)에 형성된 四頭(네 개의 머리)로 이루어진 筋(근육)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동일한 해당 근육(muscle)의 모든 이름들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네 개의 근육(muscle)들은 대퇴골(femur) 전면(anterior)에서, 서로 흡사한 근섬유 방향(direction of fiber)으로 형성되어, 동일한 작용(action)을 수행하기 때문에, 하나의 근육군(muscle group)으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해서, 'quadriceps femoris·넙다리네갈래근·대퇴사두근'이라는 근육(muscle)은 부착의 수(number of attachment)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인체(human body) 내에 존재하는 모든 근육(muscle)들은 위와 같은 일곱 가지의 이유를 통해서 명명되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명명된 근육(muscle)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초에 옛 학자들이 근육(muscle)들을 발견하고, 각각의 특성을 구분 지어, 일정한 규칙성 안에서 근육이름(muscle name)을 명명한 것입니다. 그동안 아무리 해부학(anatomy)을 들여다봐도 좀처럼 알 수가 없었지만,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만한 이유들이 저마다 존재합니다.
다시 한 번, 근육이름(muscle name)은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명명된 이름을 통해서, 해당 근육(muscle)의 특징을 이해하고, 이해된 사항들을 통해서 바라보게 됐을 때, 모든 근육(muscle)들은 저절로 익혀지게 됩니다. 근육(muscle)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에 대해서, 애써 힘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김형욱이 읽어주는 '근육이름(muscle name)'
익히기 위해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때문에 저절로 익혀지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에 대해서만 그럴까요. 근육(muscle)을 넘어선 이외의 해부학적 용어 및 개념에 대한 모든 것들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넘어선, 기타 다른 모든 학문들도 그렇습니다.
처음 접하는 학문일수록, 게다가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용어일수록, 우리는 금세 어려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무형의 것이든, 유형의 것이든, 단순히 쉽게 보이는 것과 같이, 이름 그 자체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결코 담아내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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