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의 칼럼언어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은 어디에도 있었다.

김형욱(바디투마인드) 2022. 5. 18. 00:51
김형욱의 칼럼언어

 이 글의 제목을 어떻게 정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적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서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겠지만, 그 이외의 요소들에 대해서 다루는 이야기들이 더욱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제가 왜 그렇게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하는지는 이번 글을 통해서 실감하게 되실 겁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매번 느껴질지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늘 신중한 마음으로 글을 적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유독 더 그러합니다. 아마도 오늘만큼은 사람들에게 무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을 믿지 않는다.

 저는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을 믿지 않습니다. 먼저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을 믿지 않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존재합니다. 토마스 마이어(Thomas W. Myers)가 전파하고 있는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anatomy train)은 아직 그렇게 역사가 깊지 않습니다. 게다가 심지어 그 이전에서부터 학문적으로 정립된 해부학(anatomy)마저, 해부학(anatomy)에서 표현하고 있는 상당수의 이론들 또한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인체에 대해서 더 많은 것들이 밝혀질 때, 이전에 정립된 이론들은 충분히 뒤바꿀 수 있습니다.
 이론과 법칙은 다릅니다. 이론도 이론이 정립되는 데에 있어서 인정되었던 학문적 기반과 시간들이 충분히 유의미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절대불변의 법칙이 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인간현상과 자연현상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는 법칙들은, 여전히 인류가 밝혀내지 못한 것이 많습니다.

 토마스 마이어(Thomas W. Myers)와 잔 윌크(Jan Wilke)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떡할 것인가?

  실제로 근막(fascia)을 본 적 있나요? 그리고 실제로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을 본 적 있나요? 저는 본 적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책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단일한 근육(muscle)에 대해서도, 해부학 책(anatomy book)에서 보던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다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측면에서 다르다는 것이 아닌, 다른 의미에서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에서 소개하고 있는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 자체가 확인되지 않는 것도 존재합니다.
 잔 윌크(Jan Wilke) 외의 그의 동료 연구진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검증을 진행했습니다. 토마스 마이어(Thomas W. Myers)가 소개하고 있는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이 실제로 인체 내에서 실존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러나 표면전방선(superficial front line), 외측선(lateral line) 및 나선선(spiral line)의 일부가 실존하고 있지 않음을 검증을 통해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에비던스는 운영하고 있는 오픈채팅방에 공유했습니다.)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을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았으면

 저는 현장에서 해부학(anatomy)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부학(anatomy)만 가르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방금 전에 이야기했던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러한 내용이 여러 학자나 연구진들에 의해서 밝혀진 내용이 아니라면, 그리고 나아가 그러한 이론이 누적되었던 시간적 요인이 길지 않았다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얼핏 공부하거나, 혹은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을 맹목적으로 맹신하고 있는 경우에는 모든 것을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으로 화제를 돌리거나 핑계를 대기도 합니다. 가령 움직임(movement)을 발생시키는 과정에서 정확한 원인이나 기전을 알 수 없는 경우, 기존의 해부학적 사고를 넘어설 수 있는 수단인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적 관점을 강조하곤 합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보자면 참 안타깝습니다. 아마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이러한 이야기들을 함부로 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은 사람마다 달리 지닌다.

  잔 윌크(Jan Wilke) 등의 연구진들은 일부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이 존재하지 않음을 지적했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여전히 사람들은 토마스 마이어(Thomas W. Myers)가 전파하고 있는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이 실제하고 있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전문가들마다 이러한 의견 차이와 함께, 실제 카데바상으로 관찰되는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의 여부가 달라지는 것일까요.
 심지어 잔 윌크(Jan Wilke) 등의 연구진들이 실존하고 있음을 표현한 근막경선에 대해서도, 모든 카데바에서 예외 없이 존재했던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표면전방선(superficial front line), 외측선(lateral line) 및 나선선(spiral line)의 일부를 제외하고서라도, 그 나머지의 경선(meridian)들이 모든 카데바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은 변화한다.

 이것은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이 변화함을 보여줍니다. 마치 다른 조직(tissue)들처럼 말입니다. 근막(myofascia) 또한 인체를 구성하는 조직(tissue)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근막(myofascia)이라는 구조(structure)와 기능(function)은 타 조직(tissue)에 비해서 두드러진 성향과 기능(function)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근막(myofascia)이 인체를 구성하는 조직(tissue) 중에서 최상위 계층의 조직(tissue)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근막을 찬양할 이유도 없거니와) 근막(myofascia) 또한 다른 조직(tissue)과 같이 충분히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신경(nerve)은 가소성(plasticity)을 발휘하고, 이것은 해당 신경(nerve)을 구성하게 되는 신경(nerve)의 기본단위(base unit)인 뉴런(neuron)의 구조와 기능적 상태(structural & functional condition)가 변화됩니다. 이때 특정 조직(tissue)을 지배(dominance)하게 되는 뉴런(neuron)의 가소성(plasticity)은 해당 조직(tissue)의 구조적 및 기능적 변화(structural & functional change)를 일으킵니다. 이렇게 인체의 상위 조절 시스템(control system)인 신경(nerve)마저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왔고 손상(injury)받았는지에 따라 가소성(plasticity)이 발휘되는데, 이에 지배(dominance)받는 조직(tissue)들이야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 오죽할까요.

 

호문쿨루스(homunculus)로 보는 신경계(nervous system)와 운동조절(motor control)

김형욱의 칼럼언어  호문쿨루스(homunculus)를 알고 계신가요. 호문쿨루스(homunculus)는 신경(nerve)이 밀집된 신체 부위를 비율적으로 나타낸 지도(map)입니다. 따라서 이 지도(map)를 알고 있다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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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을 강조하지 말자.

 그런 의미에서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이 강조되어야 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그냥 단순히 인체의 구조(structure)를 강조하고, 인체의 기능(function)을 강조하면 됩니다. 그 안에 이미 근막(myofascia)이 존재하고, 그 안에 이미 경선(meridian)이 존재할 뿐입니다.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은 분명 기존의 전통적인 해부학적 사고방식과 관점에 대해서 더 큰 가능성과 폭넓은 해석을 가져다준 이론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체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해부학(anatomy)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뿐입니다. 본래 기존의 해부학(anatomy)에서도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체 구조(structure)와 인체 움직임(movement)의 통합적인 접근과 유기적인 사고방식은 존재했었습니다. 단순히 이를 학습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가르치고 배우는 입장에서 실감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은 어디에도 있었다.

 그래서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몇 가지 경선(meridian)에 대해서 실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에서 주는 의미와 교훈은 어디에도 있었던 겁니다. 인체는 근육(muscle)도, 근막(myofascia)도, 그리고 골격(skeleton)도 단일하게 존재할 때, 그 단일한 존재마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서로의 구조(structure)들은 상호의존적이며, 그러한 상호의존적인 존재의 성격을 헤아리기 위해서 단일한 구조물(structure)에서부터 출발하지만, 결국 계속해서 단일한 구조물(structure)에 대한 이해를 벗어날 때, 지금껏 제가 강조하며 이야기했던 것들을 몸소 실감하게 됩니다.


 


김형욱이 읽어주는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은 어디에도 있었다.'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존의 해부학(anatomy)이 더욱 중요하고, 아니 그보다는 그냥 인간의 구조(structure) 그 자체가 더욱 중요합니다. 학문이라는 것은, 그리고 이론이라는 것은 특정한 대상을 더 잘 관찰하고 연구하고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그것을 가장 잘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도 있지만, 매번 그렇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인류가 밝혀내지 못한 사실들이 존재하고 있을 때, 그러한 내용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근막경선(myofascial meridian)이 비록 인체 내에서 그 전부가 꼭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리고 그것이 변화하는 대상일지라도, 아마도 이번 글을 통해서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그것이 왜 어디에서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셨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학문을 위한 몸이 아니라, 몸을 위한 몸을 알아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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